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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슬픈 예술로의 여행
블로그"파아란 영혼"에 대한 검색결과1337건
  • [비공개] 추억은 술을 마시고

    입구는 좁았다. 대형병원 한 쪽 귀퉁이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전부였다. 몇 명이 입구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하얀 담배 연기는지하와 지상 사이를 빙글빙글 오가기만 할 뿐, 저 멀리 날아가지 못했다. 그리곤 금세 희미해졌다. 계단을 내려가자 문 앞에 현금인출기 한 대가 외롭게 서있었다. 죽음이 왔다가 가는 공간 앞의 외로운 ATM. 그 앞에서사람들은,나는 현금을 뽑기 위해 서있었다. 작년치 성당 교무금이 두 달 밀려 있어서 그 돈까지 같이 뽑았다. 이젠 현금이 드물어진 시대다. 천천히 걸어나와 복도 테이블 위에 놓여져 있는 조의금 봉투들 사이에서 하나를 꺼내 차가운 현금인출기 속에 있던 만원 짜리 다섯 장을 조심스럽게넣었다.조의금 봉투를 전달하며,조의를 표했다. 누군가의 죽음은, 그 전에 아무리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다고하..
    파아란 영혼|2019-03-22 09:42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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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라틴어수업, 한동일

    라틴어수업한동일(지음), 흐름출판집에 있던 '라틴어-영어 사전'을 최근 버렸다. 이십여년 전 구한사전이었다.그 때만 해도 한글로 된 라틴어 교재는 거의없었고 라틴-한국어 사전은 꿈도꿀 수 없었던 시절이었다. 그나마 책을 읽으며라틴어를 확인하는 용도로라도 필요하겠다 싶어 영국 옥스포드대학 출판사에 나온 작은 사전을 교보문고 외서 코너에서 구했다. 원서 강독을 하면서 자주 그 사전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인문학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한 지 십 수년이 지났고 더 이상 집 서가에 책을 꽂을 공간이 없어 읽은책들과 앞으로 더 이상 읽지 않을 책들을 버리는 중, 빛 바래고 낡은 그 사전도 함께 버렸다. 그리고 몇 달 후,이라는, 이 책을 읽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고 딱 그 정도였다. 이 책을 감동적으로 읽은 이들에게 다소 섭섭하게 들릴 ..
    파아란 영혼|2019-03-17 10:24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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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화양연화 In the Mood for Love

    밀물처럼 밀려왔다가 사라져가는 시간의 여울 사이로 떠오르는 한줌 알갱이들. 정체모를. 아름다운 시절들은 다들 노랫말 속으로 잠기고 고통은 리듬으로 남아 바람 속에 실리기도 하고 햇살에 숨기도 하는데, 하나의 계절이 가면 어김없이 하나의 계절이 오고 계절풍이 불고 나무들은 빛깔을잃어버리기 시작하는데, 조수의 리듬에 영혼을 밀어넣고 흔들흔들, 노래를 부른다.***위 글은 2002년 10월 27일에 쓴 것이네. 그 사이 화양연화 OST는줄기차게 들었는데, 이 영화를 다시 보지 않은 건 상당히 지난 듯싶어.상당히 쓸쓸할 듯 싶은 이 봄, 이 영화를다시 봐야지.(다시 보면 어떨까. 살짝, 아주 살짝 ... ) (adsbygoogle = window.adsbygoogle || []).push({}); (adsbygoogle = window.adsbygoogle || []).push({});
    파아란 영혼|2019-03-12 09:18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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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뒤샹 딕셔너리, 토마스 기르스트

    뒤샹 딕셔너리토마스 기르스트(지음), 주은정(옮김), 디자인하우스지난 주 마르셀 뒤샹 전에 대한 리뷰를 올리면서 잠시 참고했던 책이었다. 말 그대로 '뒤샹 사전'이다. 마르셀 뒤샹(또는 현대 미술 이론)에 관심 있는 이들에겐 무척 유용하지만, 그저 현대 미술에 대해일반적 이해만 가진 이들에겐다소 쓸모가 떨어지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뒤샹을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키워드가 등장하지만, 이와 연관된 도판 이미지는 없다는 점은 일반 독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거의 없음을 드러낸다고 할까.하지만 나는 이 책을 통해 뒤샹에 대한 여러 가지 사실을 새로 알게 되었으니, 사전의 유용성이 없진 않았다. 어쩌면 탁월할 지도 모른다. 뒤샹과 연관된대부분의 키워드들을 담고 있을 테니, 뒤샹에 대해 알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귀중한 지..
    파아란 영혼|2019-03-12 08:40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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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마르셀 뒤샹 展, 국립현대미술관

    마르셀 뒤샹 Marcel Duchamp2018. 12. 22 - 2019. 4. 7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마르셀 뒤샹만큼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작가는 없다(있다고 한다면 세잔 정도). 그는 인상주의 이후 추상을 향해가던 현대미술을 캔버스 바깥을 향한 실험과 개념의 아수라장으로 만든 장본인. 뒤샹 이후 모든 것은, 그것이 사물이든 개념이든 상관없이예술이 되었고(될 수 있고), 동시에예술이 아닌(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아서 단토의 '예술의 종말'도 실은 앤디 워홀이 아닌 뒤샹에게서 시작되었다고 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노년의 뒤샹은 젊은 엔디 워홀을 무척 좋아했다).레디메이드란 숨겨진 미적 가치의 재발견처럼 보이지만, 실은 '예술작품'이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의문을 표시하는 일종의 태도다. 그 이후부터 예술가들은 예술 그 자체에 대해 탐구를 시작한다(현..
    파아란 영혼|2019-03-03 11:45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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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혼술과 커피에 대한 실존적 고찰

    매일 아침 저녁, 또는 시간 날 때마다 일기를 쓴다. 특별한 내용은 없다. 그냥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하자라는 말과 종교적 기원을 적는다. 오늘 하루가 어떤 일들로 구성되었는지 적지 않는다. 그걸 적으려고 보니, 너무 길어질 것같기도 하고 그럴 정신적 에너지도 남지 않다. 살아온 날들보다 살아갈 날들이 작은 나이다. 앞으로 그 비율은 더 심해질 것이다. 딱히 지혜나 통찰을 가지지도 못했고, 그나마 있던 지식이나 상식도 얇게 스쳐가는 바람에 휘익 쓸려 날아가고 있는 늦겨울, 혹은 초봄이다.낯선 이들과 교류할 기회가 현저히 줄어들었고 젊은 이들과 술을 마시거나 대화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나이가 든다고 해서 감수성이 무뎌지거나 슬픔이 덜 하거나 쓸쓸함이나 고독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그저 외면할 뿐.다시 말해, 생에 대한 스킬(Skill)..
    파아란 영혼|2019-02-27 12:56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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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글로벌리티, 해럴드 L. 서킨 외

    글로벌리티 Globality해럴드 L. 서킨, 제임스 W. 해머링, 아린담 K. 바타차르야(지음), 김광수(옮김), 위즈덤하우스, 2010비용격차를 규명하라인력을 양성하라시장 깊숙이 파고 들라조직을 최적화하라크게 생각하고, 재빨리 행동하고, 밖으로 나아가라민첩하게 혁신하라다수성을 포용하라이 책에 강조하는 주제이자, 목차이다. 그리고 이 주제를 중국, 인도, 태국, 멕시코, 브라질 등 국가에서 급 성장한 여러 기업들을 통해 강조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하는지를 서술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다양한 기업 사례를 언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읽기 부담없다. 다만 2009년에 번역 출간된 책이라, 지금 읽기에는 다소 철 지난 느낌이 없지 않다. 지금은 이름만 남은 노키아가 사례로 등장하고 있으니.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인재 확보'에 ..
    파아란 영혼|2019-02-21 03:01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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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고전학 공부의 기초, 브루스 손턴

    고전학 공부의 기초 : 서구 문명의 뿌리를 이해하는 법 (A Student's Guide to Classics)브루스 손턴Bruce Thornton(지음), 이재만(옮김), 유유인문학을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선 서양 고전 -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의 문학, 역사, 언어, 철학 등- 에 대한 이해는 필수다. 동양학을 하더라도 이젠 기본적으로 서양 고전에 대한 이해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는 내 개인적 소망일 지도 모르겠구나. 고대 그리스 로마는 너무 멀리 있는 시대이기도 하거니와,인문학 전공자들 가운데 서양 고전에 대한제대로, 아니 기본적인 이해도가지지 못한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실은 서양 고전에 대한 이해가 없어도 대학 강의를 하거나 인문학 서적을 출간하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호메로스나 소포클레스, 혹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들을 읽지 않아도 된다. 잘 나..
    파아란 영혼|2019-02-16 09:31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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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인생의 발견, 시어도어 젤딘

    인생의 발견 The Hidden Pleasures Of Life시어도어 젤딘 Theodore Zeldin (지음), 문희경(옮김), 어크로스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책이다. 시어도어 젤딘이라는 학자를 알지 못했으며,이 정도로 수준 높은 인문학 서적일 지예상하지 못했다. 시어도어 젤딘은 자신의 생각을이야기하기 위해 다양한 인물들과 저서들, 그리고 관련된 인용과이야기들로 책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동서양을 가리지 않았으며,고대와현대, 중세를오갔다. 지역과 세대를 넘나들며 독자들로 하여금 사고의 틀을 깨고 범위를 넓힐 수 있도록 해주었다. 특히'1866년 벵골에서 태어난 하이마바티 센Haimabati Sen의 기록'은 무척 흥미로웠으며, 뿐만 아니라 에이젠슈타인, 메버릭, 심복, 린네 등 각각의 사례들은 나로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다.그래서 시어도어 젤딘을 찾아보았다.Theodore Zeldin is an O..
    파아란 영혼|2019-02-15 07:42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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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낭만적인 자리, 이영주

    도서관에서 시집을 꺼내 읽는다. 어느 토요일 오전. 가족 몰래 나온 도서관.가끔 가서 책을 빌리는 동작도서관 3층. 어색한 시집 읽기다. 한 때 시인을 꿈꾸기도 했지. 그러게. 요즘 시들은 어떤가. 문학상 수상 시집을 꺼내 읽는다. 한 시가 눈에 꽂힌다. 이영주다. 예전에도 이 도서관에서 잡지에 실린 시를 읽고 블로그에 올리기도 했지. 하지만 그녀의 시집을 사진 않았어. 이번엔 사야 하나. 길게 마음 속으로 고민을 한다. 그리고 시를 노트에 옮겨 적는다. 몇 개의 계절이 지난다. 지났다. 밤이 지나고 아침이 왔고, 나는 출근을 했다. 그리고 밤이 왔다. 시를 블로그에 옮겨적는다. 그러게 이번엔 이영주의 시집을 사야 하나. 이번엔 짧게 고민해야지.**낭만적인 자리그는 소파에 앉아 있다. 길고 아름다운 다리를 접고 있다. 나는 가만히 본다. 나는 서있..
    파아란 영혼|2019-02-14 07:31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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