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가치관에 대해 강력한 레토릭들이 동원될 때는 사실 그 시대와 사회가 해당 가치를 결핍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았다. 세종대왕이 삼강행실도를 간행한건 당시 조선이 충효사상으로 꽃피운 때문이 아니라 충효가 바닥을 치고 패륜이 사회 전반에 넘쳐있어서 강력히 교정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예수가 2천년전 이웃을 사랑하라고 가르친 것 역시 가족과 이익을 공유하는 집단 이외의 사람들에게 지나치게 잔혹했던 당시의 가치관을 뒤집기 위해서였지 love is all around us한 아름다운 세상이어서가 아니었다. 광고는 매스커뮤니케이션의 속성상 'mass'가 동의할 수있는 가치를 전달해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 광고쟁이들이 의식하지 않더라도 시대정신을 대변하게 된다. 한국 광고에 애국과 이웃사랑, 독립심, 자기만족 등이 넘치는 것도 사실은 사..

크리에이티브한 사람들은 남들을 쫓아다니지 않는다. 그들은 현재의 경쟁 상황에서 빈구석이 어딘지 연구한다. 이건 대단히 중요한 이야기다. 창의력은 발명(invent)이 아니라 발견(discovery)하는 힘이라고 한다. 우리는 흔히 크리에이티브란 생각의 광야를 구도자처럼 헤매다 가까스로 발견하는 어떤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크리에이티브가 無에서 有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남이 점유하지 않은 어떤 지점을 찾아내는 것이라면 '관점'의 문제가 된다. 사실 어디에서 발견되는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경쟁자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그곳만 아니면 된다. 보통 남들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동함으로써 차별성을 획득하려고 한다. 그런데 경쟁자들이 왜 하필 거기에 모여있었던 걸까? 거기가 메인스트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멀리가면 본질에서 ..

현대차의 글로벌 캠페인 슬로건을 보고 "이거 비문아닌가? Live brilliantly여야 하잖아"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조금 더 생각해 보니 애플의 "Think different"를 참조했음을 알 수 있었다.흔히 애플이 튀어보이기 위해서 일부러 문법을 무시했다,문법을 엄격히 적용하면 "-ly"를 붙여서 부사(differently)로 썼어야 했다고 한다. 그러나이 슬로건이 무엇을 강조하고자 했는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1997년의 Think Different 캠페인은 애플이 오랫동안의 부진을 딛고 재탄생을 알리는 메시지였다. 문어체가 아닌 구어체에서 형용사가 명사를 대체하는 경우는 흔하다. Think green, Think playful, Think amazing의 예를 봐라. 월터 아이작이 쓴 스티브 잡스의 전기에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있다. 잡스는 Think a little different 또는 Think a lot different와 Think different는 뉘앙스가 다르다..

2004년 부시 대통령이 재선되었을때 영국 가디언紙의 1면 2008년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었을때의 커버페이지 우리 모두에게 희망을 기원합니다.

"광신도들이 열성을 부리는 것도 수치스런 일이지만, 지혜를 가진 사람이 열성을 보이지 않을 것 또한 수치스러운 일이다" - 볼테르 투표 독려 포스팅 한번 더 합니다. (어서 총선이 끝나야 우리 모두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텐데요.^^) 제가 사는 홍콩에서 정치적으로 가장 민감한 이슈는 '직선제(直選制)'의 도입입니다. 북경의 눈치를 보는 통에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지요. 얼마전에 끝난 행정장관 선출은 우리 5공때처럼 대의원들이 모여서 '체육관선거'를 했습니다. 이 나라에서 정치는 거의 화제에 오르지 않지만 홍콩인 친구에게 직선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습니다. "한 나라의 지도자를 뽑는 중요한 선거인데 어떻게 지적 수준이 떨어지는 사람들 모두에게 투표권을 줄 수있느냐?"고 답하더군요. 쇼킹했지요. 하지만 미국에서도 성별,..

글로벌이 한국보다 광고를 더 잘 하느냐? 이건 우문입니다. 훌륭한 캠페인은 브랜드, 제품, 전략, 광고주 등 여러가지 요인이 다 맞아떨어져야 가능하니까요. 그러나 글로벌이 한국과 비교하는게 우스울만큼 차원을 달리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을(乙)"에 대한 대우입니다. 광고주가 대행사(agency)를 대하는 방식, 대행사가 외주처(vendor)와 일하는 태도말입니다. 외국에서도 광고주는 갑(甲)입니다. 그러나 가장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의사결정에 대한 리스크를 지기 때문에 갖는 자연스러운 권리입니다. 대행사와 일하는 클라이언트의 연말 직무 평가에 반드시 대행사의 인풋이 들어갑니다. 광고회사를 파트너로 대접하지 않으면 승진과 연봉에서 불이익을 받습니다. 대행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산상의 어려움이 있으면 프로덕션에 도움을 청하는 ..

다시 봐서반가운 얼굴들도 있었고 새로알게되어 기쁜 얼굴들도 있었습니다. 이 모임도 나름의 경향성을 띄게 된 것 같습니다. ^^ 주중이라 오늘 회사에서 숙취 때문에 고생은 안 하셨는지요? 그럼 6개월후에 다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