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도움을 받았거나 신세를 졌을 때는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적극 알려야 한다. 반대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었을 때는 그 사실을 가능한 숨겨야 한다. 순서를 뒤집으면 곤란하다. 도움 받은 사실을 혼자만 알고 있으면 도움 준 사람이 의아해할 수 있고, 도움 준 사실을 사람들에게 떠벌리고 다니면 도움 받은 사람은 곤혹스러워할 수 있다. 이래저래 처신은 쉽지 않은 일이다.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안 분위기가 이상하다. 자기들끼리 키득대며 하는 소리가 들린다. 자꾸 “왜 그래, 아빠 같이” 그런다. 아내까지 가세해 아주 신났다. 여기서 아빠란 “아주 사소한 것에 삐치고, 한번 삐치면 회복하는 데 아주 오래 걸릴 뿐 아니라 뒤끝도 한없이 긴, 배 나오고, 머리가 듬성듬성한 오십 넘은 쓸쓸한 인간을 뜻하는 일반명사다. 김정운 교수의 책의 한 대목이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한다. 남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스스로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착각을 한다. 그런 착각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머리가 나쁘다는 것이다. 주제파악을 못한다는 반증이다. 그래서 재미가 없다. 김.......

신입사원의 경우 자신의 전공과 다른 부서에는 가려고 하지 않는다. 그 일을 못한다고 생각한다. 근데 못한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해 보지 않았다는 것의 또 다른 표현이다.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해봤기 때문에 할 수 있는지 할 수 없는지를 모른다. 못하는 것들의 대부분은 안 해봤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해보면 할 수 있다. 그 중 정말 나와 잘 맞고 재미있는 것들도 있을 수 있다. 좋아하는 것을 찾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일단 해보는 것이다.

돈이란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는 돈은 윤활유이다. 모든 관계를 부드럽게 만든다. 부부싸움의 넘버원 이유는 바로 돈이다. 돈을 쓸 때는 많은 데 돈 나올 때가 없을 때 부부관계에 갈등이 생기고 별일 아닌 일을 계기로 큰 싸움으로 번진다. 만약 돈이 있다면 부부관계는 훨씬 부드러워질 것이다. 부모 자식관계도 그렇다. 관계가 물론 돈으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돈이 있으면 훨씬 부드러워지는 건 사실이다. 명절 때 어르신들이 가장 받고 싶어하는 선물도 역시 현금이다. 자식들의 존경을 얻는 데도 돈은 필요하다. 윤활유로 차가 움직이는 건 아니지만 윤활유가 없다면 차는 삐그덕 댈 것이다. “돈이란 번역기와 같다. 농부의 노동.......

4.19 혁명의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난 대규모 실업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이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공식집계로 실업률이 30%가 넘었는데 아마 그 이상이었을 것이다. 취직이 거의 불가능해 재입대를 시켜준다는 명목으로 사기를 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니 대충 그림이 그려진다. 한 집안의 가장이 직업을 잃었다는 건 그 집에 폭탄이 떨어진 것과 다름 없다. 4.19는 결국 불만으로 가득 찬 실업자들에게 이승만 정권이 부정선거로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에 벌어진 것이다. “실업이 바꾼 세계사”란 책에 나온 내용이 그런 내 생각을 뒷받침한다. 저자는 히틀러의 탄생 역시 대규모 실업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거기 나온 내용을 간.......

문제를 해결할 때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문제와 정면 대결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다른 문제를 통해 자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내 문제를 잠시 놔두고 다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를 쓰는 것이다. 자기 문제에 빠져 있으면 자기 문제를 객관적으로 보기 어렵다. 잠시 그 문제를 잊고 다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보라. 남을 돕다 보면 의외로 자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남의 심각한 문제를 보면 자기 문제가 하찮게 보일 수도 있다. 마음 치유도 그렇다. 마음을 치유하려면 먼저 몸을 치유해야 한다. 우울증 환자들은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만약 환자를 밖으로 데리고 나와 걷.......

아침마다 출근해서 하루 종일 일하고 저녁에는 퇴근하고 주말에는 퍼져있고 월요일은 또 다시 출근하고… 정말 답답하고 힘든 삶이다. 그래서 어떤 철학자는 그런 직장인을 아침마다 밭 갈러 가는 소에 비유한다. 소 생활을 청산하라는 것이다. 난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느낀다. 그 사람의 비뚤어진 철학은 평생 글 쓴 것 외에는 제대로 된 일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말은 그럴 듯 하지만 만약 그 사람 말대로 살다간 인생 종칠 가능성이 높다. 소 같은 생활을 청산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하는 일의 의미를 발견해야 한다. 이는 철저히 자신의 몫이다. 내가 생각하는 일하는 이유 넘버원은 일을 해야 일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일.......

지인 중 한 사람은 이혼을 생각하고 있었다. 부인이 고생하는 자신을 격려하지 않고 구박만 하고 있어 불만이 많았기 때문이다. 근데 어느 날 자신이 부인이라면 자기를 어떻게 볼까, 자신은 부인에게 어떤 존재일까 생각했다. 답이 바로 나왔다. “나쁜 자식, 무능한 자식, 결혼해서 고생만 잔뜩 시킨 놈” 자기가 생각해도 자기는 나쁜 남편이고 부인이 그러는 게 당연하다는 깨달음이 왔다. 이후 부인에 대한 불만이 사라지고 측은지심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관계가 극적으로 좋아졌다.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역지사지란 말을 자주 듣는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여러 생각이 떠오른다. 그게 가능할까? 내 마음도 모르는데 어떻게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