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입지 않은 임금을 보고 벌거벗었다고 말한 소년의 우화는 그 소년의 순진함이나 용기만을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언젠가는 진실은 진실대로 밝혀지기 마련이라는 인간 생활의 진리를 말하려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 우화의 해석은 대체로 그 우화를 구성하는 일련의 인과적 요인들이 엮어내는 '과정'에는 대체로 깊이 들어가지 않는 것 같다. (....) 가장 어리석은 소년에 의해서 온 사회의 허위가 벗겨지기까지 그 임금과 재상들과 어른들과 학자들과 백성들은 타락과 자기부정 속에서 산 셈이다. 마침내 한 어린이가 나타나서 보다 현명한 어른들을 타락에서 구하기는 했지만 그동안 이 왕국을 지배한 타락과 비인간화와 비굴과 자기 모독, 그리고 지적 암흑 상태가 결과한 인간 파괴와 사회적 해독은 무엇으로 측량할 것인가. 이영희 9-10쪽, 유시..

TV, 인쇄 다 필요없어. 유튜브에서 백만뷰만 만들어줘 하던 '바이럴 만능주의'는 이제꺽인듯 하지만, 매체광고비에 대한 부담이 적기 때문에 광고주가 리스크를 감수한다는 측면에서 Viral video는광고계의 성배와도 다름없다.여러해전 Stillfree의 대성공 이후 불법과 일탈의 경계에 서서 다분히 또라이적인 행동을해야 눈길을 끌기 쉽다가 바이럴의 공식처럼 받아들여진건 사실이다. 하지만 브랜드를 기획하다보면 의외로 반항과 저항이 한 브랜드의 주춧돌로 삼기에 적합하지 않다는것을 알게 된다. 얼터너티브함이 철없음, 유치함과 종이 한장 차이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성공한 브랜드들은 성숙한 차별화를 시도한다.)브랜드마다 퍼스널리티가 다르고 DNA가 다른데,세련됨을 지향하는브랜드에게 바이럴식의 또라이짓이 어울릴까 고민해봤..

물고기 중에 붉은 살을 가질 수 있는 놈은 그리 많지 않다. 횟감으로 올라오는 녀석들의 살색을 보아도 대부분 흰색이다. 붉은 살은 덩치 큰 녀석들이나 가질 수 있는 여유다. 어쩌면 살색은 그들의 생존 방법의 색깔이다. 근육의 색깔은 세포 내의 미토콘드리아에 의해 좌우된다. 모든 생물은 순간에 폭발적인 힘을 내야할 때 무산소호흡을 하는 근육을 이용한다. 바로 흰살 근육이다. 유산소 호흡을 해야하는 경우에는 미토콘드리아가 발달된 붉은 근육을 이용한다.항상 닥쳐올 위험에 재빠르게 대처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녀석들은 자기 몸의 대부분을 흰살로 채운다. 덩치 큰 참치나 고래처럼 두려움 없이 유영할 수 있는 녀석들이라야 붉은 살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빗대어 이야기해보자면 생각의 근육에도 두가지가 있다. 순발력있게 대응하는 흰살..

Ellen Page는 "500 Days Of Summer"의 Zooey Deschanel과 함께 요즘 헐리우드에서 가장 독창적인 여성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좀처럼 파악이 잘 안 되는 캐릭터가 바로 캐릭터 자체인이 여배우는,루저이기엔 전라도 사투리로 '귄있게' 생겼고, 헐리우드판 국민여동생이라 하기엔 마이너 정서에 너무 푸욱 담겨져 있는거 같다. 남자2는 엑스맨3에서 엘렌 페이지가 Kitty Pryde역을 맡았을때 너무 좋아했다. 전작들에 비해 함량이 한참 떨어지는 3편이었지만, 그녀와 Juggernaut의 추격신만큼은 최고. Levi's 광고의 슈퍼히어로식 변주.Drew Barrymore의 감독 데뷔작 "Whip It"에 출연한 엘렌 페이지. 성장영화로도 스포츠영화로도 왠지 어정쩡한 작품이지만, 엘렌을 보는 것만으로 즐거웠다. 쥬노랑 똑같은 연기톤이지만 아직 안 지겹다구. 그런 그녀를 최근에 온에어된 Cisco 캠페인에서 ..

홍콩에서 새해 인사드려요. 2010년엔 모두다 건강하십시오. 뱀꼬리) 2010은 영어로 "퉤니텐"이라고 읽는군요. 십년만에 "따우선"이 연도 읽기에서 빠졌습니다.

선출직 공무원(대통령에서 군수까지)이 CEO를 자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인류가 수천년(혹은 수십만년)동안 시행착오를 격으며 찾아 낸'누구에게나 한표의 신성한 권리를'이란 명제를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주식회사라면 기업이 그러하듯가지고 있는 자본(주식)의 양에 따라 의결권이배당되어야 한다.소득이 면세점 이하이거나 감히 빚이 있다면 투표권을 박탈당하는 것은 물론이다. 만일 자산 천만원당 한표의 의결권을 갖는다면그 나라의경제 정책들은 어떻게 될까? 안타깝지만 다행스럽게도굳이 고민할 필요가 없다.지금 당장이라도 뉴스를 켜면 그 끔찍한 가설이 쏟아내는다양한 경제정책들을 볼 수 있다.요즘 한국인의 특권이다.